언론보도

[경북] 권순학씨, 매주 한차례 노인전문병원 찾아 웃음 선사

관리자 | 2009.11.10 09:19 | 조회 2695
어느 환경미화원의 '끼있는 봉사'
권순학씨, 매주 한차례 노인전문병원 찾아 웃음 선사
기사입력 | 2009-11-10
경주시립노인전문병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권순학(42)씨.

"생색내지 않고 대가없이 기쁜 마음으로 조용히 하는 것이 봉사라 생각합니다"

지난 5일 오후 경주시립노인전문병원 1층 휴게실.

당당한 체구에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막힘 없는 입담으로 어르신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권순학(42)씨.

이날 권씨는 70여명의 어르신들 앞에서 감칠맛 있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흘러간 가요를 열창했다.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흥겹고 귀에 익은 노래들로만 구성했다.

곳곳에서 흥에 겨운 어르신들이 일어서서 어깨를 들썩이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직접 마이크를 잡고 실력을 뽐내는 어르신들도 줄을 이었다.

앞에서 이끄는 권씨의 가벼운 몸동작을 따라하는 어르신들이 늘어나면서 병원 휴게실이 노래방으로 변했다.

권씨의 유머를 섞은 재치있는 진행으로 함께한 어르신들은 잠시나마 외롭고 힘겨운 투병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날 경주시립 노인전문병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인 권씨의 직업은 경주시청 환경미화원.

권씨는 지난 2006년 67대1의 경쟁률을 뚫고 경주시청 환경미화원에 합격한 뒤 첫 근무를 서면 사무소에서 했다.

우연한 기회에 동료 직원의 봉사활동에 참석하게 된 권씨는 그때부터 웃음의 효과를 적극 활용하는 봉사활동을 남몰래 하고 있다.

권씨가 매주 한 차례 경주시립 노인전문병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시작한지 벌써 2년째다.

바쁜 일과 중에 교대시간과 쉬는 시간을 활용해 2시간 동안 웃음치료, 노래교실 등의 프로그램으로 봉사활동을 벌인다.

봉사를 위해 웃음치료사 자격증까지 딴 권씨는 "어르신들에게 건강과 웃음을 선사해 활기찬 병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씨의 봉사활동은 보조인원 없이 홀로 진행한다.

필요한 소품도 박봉을 쪼개 직접 구입했다.

이 때문에 함께 근무하는 동료 직원들도 권씨의 봉사활동을 아무도 모른다.

권씨는 "봉사활동을 갈 때마다 도움을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면서 "어르신들의 밝은 미소를 볼 때 뿌듯함과 마음의 안정을 찾게 돼 오히려 감사하다"며 겸손해 했다.

경주시립 노인전문병원 김성수 총무과장은 "권순학씨는 항상 혼자서 봉사활동을 하고 조용하게 돌아간다"며 "권씨의 봉사시간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황기환기자 hgeeh@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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