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매일] 요양시설(요양원)의 비용은?

관리자 | 2009.05.28 16:48 | 조회 1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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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요양시설 아직도 서민에겐 부담"

중풍을 앓아 거동이 불편한 김모(78)씨는 얼마 전 장기요양보험 2등급 판정을 받아 시설 입소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여전히 집에 머무르고 있다.

요양보험 시행으로 본인 부담금이 20만~30만원선으로 낮아졌지만 식비와 간식비까지 더하면 월 50만원을 내야 하기 때문.

김씨는 "자식들의 불편을 생각해 시설에 들어가고 싶어도 부담이 너무 크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장기요양보험 시행으로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지원이 대폭 늘어났지만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요양원의 경우 한 달 비용이 20만원선이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식비 등을 포함하면 부담액이 50만원대로 늘어난다.

치료를 요하는 중증 노인들의 경우 요양원이 아닌 의료시설이 갖춰진 요양병원으로 가야하지만 이곳은 장기요양보험 지원이 되지 않아 노인들의 이용을 막고 있다.

요양병원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시설이다.

요양병원에서 한 달을 머물 경우 병원비와 간병비를 합쳐 한 달 비용이 70만~100만원 안팎이다.

때문에 일부 서민들은 "장기요양보험이 생기면서 보험금 부담만 늘었다"며 푸념하고 있다.

치매에다 고혈압, 당뇨까지 앓고 있는 시아버지를 둔 박모(46)씨는 "지난해 7월 시아버지를 비용이 상대적으로 싼 요양시설로 옮겼으나 응급 치료 등을 받기가 불편해 다시 요양병원으로 모셔왔다"며 "두 형제가 한 달에 100만원의 비용을 절반씩 내고 있으나 가계 부담이 엄청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요양병원들은 장기요양보험 시행으로 환자가 줄면서 출혈경쟁을 하고 있다.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의 30% 가까운 환자가 이탈했다가 올해 겨우 전체 병상 수의 80~90%를 회복했다"며 "돈이 아쉬운 서민들은 병원보다는 요양시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한 달 입원 비용을 70만원선까지 낮추거나 병원비 '대폭 할인'을 해주는 병원도 여러 곳 있다.

병원들은 간병사 1명이 간호하는 환자 수를 늘리거나 진료과별 의사 수와 간호사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손실을 보전하고 있다.

한 병원 사무국장은 "50만원선인 요양시설과 경쟁하려면 어쩔 수 없다"며 "지난해부터 보건복지가족부가 의료수가 조정을 하면서 의료행위를 적게 하는 병원일수록 수익이 커지는 구조를 만들어놓아 병원들의 부도덕한 행위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노인요양 등급 판정 때 1·2·3등급으로 분류만 할 것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증상으로 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한 증상을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증상별로 좀더 분류를 세분화해 적절한 수준의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 한 요양병원 이모(36) 원무과장은 "노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려면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각자의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했다.

대구의 노인요양시설은 현재 34곳(2천197명 수용 규모)이고 올해 중 25개 시설(1천64명)이 더 늘 전망이다. 노인요양병원은 34곳이며 올해 만 3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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